작년 말 퇴직금을 받고 IRP 계좌를 처음 만들었을 때, 솔직히 뭘 넣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연금저축 계좌도 세액공제 때문에 하나 개설했는데, 유튜브만 켜면 "S&P 500만 담으면 됩니다" "배당 ETF가 정답입니다" 하는 영상이 넘쳐나더군요. 그런데 2025년 연금계좌 이중과세 논란이 터지면서 상황이 복잡해졌습니다. 2026년 상반기 기준으로, 연금저축과 IRP에 어떤 ETF를 어떤 비율로 담아야 하는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봤습니다. 특히 IRP 안전자산 30% 규칙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께 실전 솔루션을 드리겠습니다.
2025년 이중과세 논란, 실제로는 무슨 일이었나

2025년 초 연금계좌 커뮤니티가 술렁였던 이유는 명확합니다. 미국 배당 ETF에서 나오는 배당금에 대해 미국 현지에서 15% 원천징수(Withholding Tax)를 하는데, 이걸 우리나라에서 즉시 정산해주지 않는 쪽으로 제도가 바뀐 겁니다. 여기서 원천징수란 배당금이 지급되기 전에 세금을 미리 떼는 방식을 의미합니다(출처: 국세청).
예전에는 배당금 100만 원이 들어오면 미국에서 15만 원을 떼도, 한국에서 정산 처리를 해서 연금계좌에 100만 원 전액이 입금됐습니다. 그런데 2025년부터는 85만 원만 들어오는 구조로 바뀌었죠. 저도 처음엔 "이거 나중에 연금 받을 때 또 세금 내면 이중과세 아닌가?" 싶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투자자들이 연금계좌의 메리트가 사라졌다고 판단하고 일반 계좌로 돌아선 경우도 봤습니다.
하지만 2026년부터 적용되는 외국납부세액공제(Foreign Tax Credit) 제도가 이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합니다. 미국에서 떼인 세금 150만 원 중 약 55.2%인 83만 원을 크레딧으로 쌓아두고, 55세 이후 연금 인출 시 한국 연금소득세에서 차감해주는 방식입니다.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절반 이상 손실을 만회할 수 있게 된 거죠. 제 계산으로는 장기 투자 시 여전히 일반 계좌보다 유리한 구조라고 판단했습니다.
ETF 선택 기준, 20년 버티는 구조가 핵심이다
연금계좌는 단타 계좌가 아닙니다. 저는 최소 20년, 길게는 30년 이상 들고 갈 생각으로 접근했습니다. 그래서 ETF를 고를 때 세 가지 기준을 명확히 세웠습니다.
첫째, 분산투자가 잘 된 지수형 ETF입니다. 개별 기업 하나에 올인하면 그 기업이 망할 때 계좌도 같이 무너집니다. S&P 500이나 NASDAQ 100 같은 지수 ETF는 우량 기업이 자동으로 편입되고 부실 기업은 빠지는 구조라서 장기 보유에 적합합니다. 저는 연금저축 계좌의 60%를 KODEX 미국 S&P 500에 배분했습니다.
둘째, 총보수율(TER)이 낮은 ETF입니다. 여기서 총보수율이란 ETF 운용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합친 비율을 의미합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연 0.1% 차이가 20년 후엔 수백만 원 차이로 벌어집니다. 제가 직접 계산해보니 3,000만 원을 20년 굴렸을 때 0.1%와 0.5% 보수 차이가 약 300만 원 차이를 만들더군요.
셋째, 장기 성장과 배당을 겸비한 ETF입니다. 연금계좌의 진짜 장점은 수익금을 즉시 과세하지 않고 계좌 안에서 재투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배당 ETF는 가격 하락 시에도 배당금이 들어오니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저는 변동성이 무서워서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를 20% 담았습니다.
핵심 ETF 조합은 다음과 같습니다.
- KODEX 미국 S&P 500 (연금저축 60%)
- TIGER 미국 NASDAQ 100 (연금저축 20%)
-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연금저축 15%)
-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연금저축 5%)
국내 배당 ETF는 배당금에 세금을 떼지 않고 전액 재투자할 수 있어서 복리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는 현대차, 기아, 삼성생명 같은 고배당 우량주로 구성되어 있고, 연 배당률이 4~4.3% 수준입니다.
IRP 안전자산 30%, 똑똑하게 채우는 실전 전략
IRP는 연금저축과 달리 30%를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합니다. 여기서 안전자산이란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이 50% 이하인 상품을 의미합니다. 저는 처음엔 예적금이나 채권형 펀드만 넣어야 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주식과 채권을 섞은 혼합형 ETF도 안전자산으로 인정됩니다.
ACE 미국S&P500 미국채혼합50 액티브 ETF는 S&P 500 지수 50%와 미국 초단기 국채 50%를 섞은 상품입니다. 안전자산으로 100% 인정되면서도 실질적으로 주식에 50% 투자하는 효과를 냅니다. 저는 IRP 안전자산 30% 중 절반을 이 ETF로 채웠습니다. 총보수율이 0.05%로 국내 혼합형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 장기 보유에 유리합니다.
TDF(Target Date Fund)도 좋은 선택지입니다. TDF란 목표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 비율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펀드를 의미합니다. KODEX TDF 2045를 예로 들면, 젊을 때는 주식 80% 채권 20%로 운용하다가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면 주식 30% 채권 70%로 자동 전환됩니다. 1970년생이라면 2030 TDF, 1985년생이라면 2045 TDF 이런 식으로 출생연도 + 60으로 계산하면 됩니다.
제 IRP 포트폴리오는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 위험자산 70%: KODEX 미국 S&P 500 50%, TIGER 미국 NASDAQ 100 20%
- 안전자산 30%: ACE 미국S&P500 미국채혼합50 15%, KODEX TDF 2045 15%
이렇게 구성하니 규칙을 지키면서도 실질적으로 주식 비중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2026년 7월부터는 크레딧 제도가 본격 적용되니, 미국 배당 ETF도 다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배당금 전액을 복리로 굴리고 싶다면 국내 배당 ETF 비중을 높이는 게 여전히 유리합니다. 저는 앞으로 매년 900만 원 한도를 채우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S&P 500과 배당 ETF 비율을 조절할 계획입니다. 연금계좌는 결국 꾸준함이 답이더군요. 완벽한 타이밍을 노리기보다, 지금 시작해서 20년 버티는 게 진짜 전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