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를 보면 마음이 불편합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습니다. 제가 보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며칠 사이 10% 넘게 빠졌다가 다시 올라오길 반복했습니다. 이럴 때마다 머릿속에서는 두 가지 목소리가 싸웁니다. "지금이 기회인가?" 아니면 "더 빠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솔직히 저만 이런 고민을 하는 건 아닐 겁니다. 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 앞에서 투자자들은 늘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들어가야 할까, 빠져나와야 할까.

전쟁이 터지면 주가는 정말 회복될까
제가 이번에 자료를 찾아보면서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미국의 금융 자문사 카슨그룹이 지난 86년간 주요 지정학적 사건 43건 이후 S&P500 지수의 변화를 분석했는데, 1년 후 평균 3% 상승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출처: The Motley Fool). 여기서 S&P500이란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500개 대형 기업의 주가를 추적하는 지수로, 미국 경제 전체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베트남전, 이라크전, 아프간전 등 역사적으로 큰 전쟁들이 있을 때마다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대부분의 경우 1년 안에 원래 수준을 회복하거나 오히려 더 올랐습니다. 제 경험상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비슷한 패턴을 봤습니다. 당시 코스피가 1,400선까지 무너졌을 때 저는 겁이 나서 일부 주식을 팔았는데, 그게 지금까지도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불과 몇 달 만에 지수가 2,000선을 넘었거든요.
다만 이번 상황에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연세대 이남우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한국 증시가 유독 크게 흔들린 이유는 "그동안 너무 올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쟁을 핑계로 차익 실현에 나선 헤지펀드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여기서 헤지펀드란 고수익을 추구하는 대신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사모펀드를 의미하는데, 이들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재빠르게 포지션을 조정합니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량으로 매도한 것도 리스크 관리 차원이었습니다. 대형 펀드들은 보통 개별 종목 비중을 10% 이내로 제한하는데, 최근 반도체주가 급등하면서 이 한도를 넘긴 경우가 많았던 겁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한 가지 깨달았습니다. 외국인 매도가 무조건 나쁜 신호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때로는 단순히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일 수도 있다는 거죠.
그렇다면 저점 매수는 언제 해야 할까요? 솔직히 완벽한 바닥을 잡는 건 불가능합니다. 저도 여러 번 시도해봤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다만 역사적 패턴을 보면 몇 가지 힌트는 있습니다:
- 공포 지수(VIX)가 40~50 이상으로 치솟았을 때
- 주요 지수가 연초 대비 15% 이상 하락했을 때
- 외국인 매도세가 2주 이상 지속된 후 둔화 조짐이 보일 때
제가 직접 써본 전략은 "분할 매수"입니다. 목표 금액을 정해두고 3~4회에 걸쳐 나눠서 사는 겁니다. 이번에도 저는 전체 투자 예정액의 30%만 먼저 투입했고, 나머지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가 매수할 계획입니다.
비트코인과 대체 자산, 지금 들어가도 괜찮을까
전쟁이 나면 늘 반등한다는 비트코인. 저도 이 말을 믿고 2020년에 소액 투자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비트코인은 몇 달 만에 2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다르다고 봅니다.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가 승인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었고, 이제는 개인 투자자들만의 놀이터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ETF란 특정 자산을 추종하는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상품입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이미 상당히 올라 있습니다.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지금 시점에 비트코인을 추격 매수하는 건 리스크가 큽니다. 전쟁 초기 반등 타이밍은 이미 지나갔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비트코인의 가치가 더 오를 수도 있지만, 단기 변동성은 주식보다 훨씬 심합니다.
그렇다면 다른 자산은 어떨까요? 전통적으로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금과 미국 국채를 살펴봤습니다. 흥미롭게도 이번 이란 공습 이후 미국 국채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습니다. 보통 공습이 발생하면 안전 자산인 국채 수요가 늘어 금리가 떨어지는 게 정상인데 말이죠. BNY멜론은 이를 두고 "국채의 안전 자산 지위가 약해졌다"고 분석했습니다(출처: BNY Mellon).
그 이유는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입니다. 이란 공습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1970년대 오일쇼크처럼 물가가 폭등할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인플레이션이란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다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1970년대만큼의 충격은 아닐 것"이라며 "이란 석유 공급은 전 세계 물량의 3%에 불과하다"고 진단했습니다.
투자 방법
저는 이 대목에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주식도 불안하고, 비트코인도 이미 많이 올랐고, 국채마저 믿을 수 없다면 뭘 사야 할까요?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지금은 분산 투자가 답입니다. 주식 60%, 현금 30%, 금이나 원자재 ETF 10% 정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현명해 보입니다. 완전히 빠져나가지도, 올인하지도 않는 중간 전략이죠.
그리고 한 가지 더. 만약 주식에 투자한다면 개별 종목보다는 시장 전체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나 ETF가 안전합니다. 전쟁 같은 극단적 상황에서는 특정 기업의 실적을 예측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S&P500이나 코스피200 ETF처럼 시장 전체에 베팅하는 게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저는 이번 주말에 제 포트폴리오를 다시 점검할 예정입니다. 솔직히 지금 당장 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역사가 반복된다면, 그리고 지난 86년간의 데이터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혼란은 결국 기회가 될 겁니다. 다만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선 냉정함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공포에 휩쓸려 전부 팔거나, 욕심에 눈이 멀어 무리하게 빚을 내는 건 절대 금물입니다.
전쟁은 언젠가 끝납니다.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저처럼 불안하실 겁니다. 하지만 역사를 공부하고, 데이터를 믿고, 감정을 통제한다면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해보려 합니다.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기보단, 합리적인 기준을 세우고 꾸준히 실행하는 것. 그게 제가 이번에 배운 교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