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3일 출시된 RIA 국장복귀계좌는 최대 5천만원까지 양도세 감면 혜택을 준다는 명목으로 등장했습니다. 환율이 1,500원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정책이지만, 실제로 계좌 개설을 검토하다가 많은 사람들이 포기했다는 인증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세금 혜택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오히려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공제율 감소

RIA 계좌의 가장 큰 함정은 공제율 산정 방식입니다. 여기서 공제율이란 양도소득세 감면을 받을 수 있는 비율을 의미하는데, 쉽게 말해 세금을 얼마나 깎아주느냐를 결정하는 핵심 수치입니다. 2026년 5월까지는 100% 공제가 가능하지만, 이건 다른 계좌에서 해외주식을 전혀 매수하지 않았을 때만 해당됩니다.
문제는 일반 계좌, ISA, IRP, 연금저축 등 모든 계좌를 통합해서 해외주식을 순매수하는 순간 공제율이 비례해서 깎인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RIA 계좌에 5천만원을 넣어두고, 다른 계좌에서 2,500만원어치 해외주식을 매수하면 공제율은 100% × (1 - 2,500만원/5,000만원) = 50%로 떨어집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이건 단순히 공제 금액에서 2,500만원을 빼는 방식이 아니라, 전체 공제율 자체를 반으로 줄여버리는 구조입니다.
만약 TQQ와 SOXL 같은 레버리지 ETF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예상 양도세가 합계 600만원 이상 나왔습니다. 처음엔 이 세금을 전액 감면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ISA 계좌에서 S&P500 ETF를 꾸준히 적립식으로 매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올해 예정된 순매수 금액만 따져도 3천만원이 넘었고, 이 경우 제 공제율은 40% 이하로 떨어져 실제 절세액은 240만원 수준에 그칩니다. 나머지 360만원은 그대로 세금으로 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세금폭탄
공제율 계산 방식이 복잡하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세금을 더 내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서학개미들은 대부분 ISA나 연금저축 계좌에서 해외 ETF를 꾸준히 매수하는데, 이게 전부 순매수 금액에 포함됩니다. 여기서 순매수란 매수 금액에서 매도 금액을 뺀 순증가분을 의미하며, 쉽게 말해 실제로 얼마나 더 사들였는지를 나타냅니다.
실제로 키움증권 앱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RIA 계좌에 입고한 금액이 5천만원이 안 됐지만 양도세는 600만원이 넘었습니다. 100% 공제를 받으면 엄청난 혜택이지만, 다른 계좌에서 해외주식을 계속 사면 공제율이 0%까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공제율이 0%가 되면 양도세 600만원을 그대로 내야 하는데, 이건 RIA 계좌를 만들지 않았을 때와 똑같은 상황입니다.
더 심각한 건 이 계산식을 모르고 RIA 계좌를 개설한 투자자들이 나중에 세금 고지서를 받고 나서야 문제를 인식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연말정산이나 종합소득세 신고 시점에 확인하게 되는데, 그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습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해외주식 투자자 중 약 68%가 ISA나 IRP 계좌를 병행 운용하고 있습니다(출처: 국세청). 이들 대부분이 RIA 계좌의 이런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가입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제한
RIA 계좌의 또 다른 치명적 단점은 1년간 자금이 묶인다는 점입니다. 계좌에서 돈을 빼거나 해외주식을 다시 사면 세제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에, 사실상 1년 동안 해외주식 투자 기회를 포기해야 합니다. 여기서 기회비용이란 어떤 선택을 함으로써 포기하게 되는 다른 선택의 가치를 의미하는데, 쉽게 말해 RIA 계좌에 돈을 묶어둠으로써 놓치게 되는 투자 수익을 뜻합니다.
2026년은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가 본격화되는 시기이고,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도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1년간 해외주식 투자를 못 한다는 건 상당한 손해입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같은 종목에 추가 투자할 계획이 있었는데, RIA 계좌를 유지하려면 이걸 전부 포기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RIA 계좌에서 투자 가능한 상품은 국내 상장 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 그리고 원화 예탁금뿐입니다. 해외 ETF는 물론이고 중국·인도·일본 등 미국 외 시장 주식도 전부 제외됩니다. 중국 알리바바와 인도 릴라이언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건 RIA 계좌로 이전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미국 주식만 대체 입고가 가능하다는 건 키움증권 고객센터에 문의해서 확인했습니다.
핵심 제약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년간 자금 인출 불가 (중도 인출 시 혜택 박탈)
- 해외주식 추가 매수 시 공제율 감소
- 미국 주식 외 다른 국가 주식은 입고 불가
- 국내 투자 상품으로만 운용 가능
솔직히 이 정도 제약이라면 RIA 계좌의 실효성은 크게 떨어집니다. 정부가 환율 관리에 진심이었다면 이런 복잡한 조건을 달지 말고, 한시적으로라도 단순하게 양도세 감면 혜택을 줬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구조는 서학개미를 끌어들이기엔 메리트가 너무 적습니다.
RIA 국장복귀계좌는 표면적으론 세금 혜택이지만, 실제로는 투자 제약과 복잡한 공제율 계산 때문에 활용도가 낮습니다. 특히 ISA나 IRP 같은 절세 계좌에서 해외 ETF를 꾸준히 매수하는 투자자라면, 오히려 공제율이 깎여 세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 계좌는 해외주식을 완전히 정리하고 국내 시장으로 전환할 계획이 있는 투자자에게만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단기 환율 관리를 위한 정책치고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전형적인 계륵 정책입니다.